사람과 동물

노령견 반려견 하반신 마비로 한방치료 체험기 1편

추억감광층 2023. 11. 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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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살인 반려견인 비글을 키우고 있습니다.

항상 활기차고 나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올 해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네요.

4월쯤에 방파제로 산책을 갔다가 낚싯바늘을 삼켜 식도에 걸려서 마취하고 빼냈고

몇 개월 전에는 폐수종으로 급하게 이뇨제 치료를 하고 이후부터는 심장약을 계속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주 화요일에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았다고 합니다.

저녁에 병원으로 데리고 가니 2차 병원으로 가서 MRI를 찍어 보고 수술을 해야 할지 확인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마취를 하고  MRI를 해야 하고요.

집에 데리고 와서 고민을 하고 여러 자료를 검색하다가 노령견에 마취는 위험하고 아이도 힘들 거 같아서 물리치료와 약으로 치료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네발로 걷는 동물은 허리 디스크가 안 걸린다고 알고 있고 허리를 만져도 별로 아파하지도 않아서 의구심이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모라동에 침과 뜸으로 하반신마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있어서 다행히 토요일에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주차는 길 건너 모라초등학교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편리하였습니다.

건물의 1층에 있고 실내는 병원이라기에는 좀 협소하였고 내부도 오래된 한약방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아픈 아이의 상태를 보고 허리를 만져 보더니 디스크 추간판 탈출증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로 오는 아이들이 많은 데 음식 및 간식을 주는 방법이 잘못돼서 오랫동안 탈이 난 상태가 지속되어서 생긴 문제라고 합니다.

일반 동물병원에서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진단 결과에 다소 당황스럽더라고요.

사람이 먹는 음식은 전혀 안 먹이고 사료만 먹이고 가끔 고구마, 당근을 주면서 치약개껌을 간식으로 조금씩 주고만 있었습니다.

문제는 나이가 든 만큼 소화력이 떨어지는데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게 먹이고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도 나이 들면 소화력이 약해지고 많이 못 먹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계속 과식을 하니 탈이 난 거라고 합니다.

침 처방과 뜸을 뜨는 목적은 사람이 한의원에 가서 받는 것과 같았습니다.

소화를 위해 배와 마비가 온 다리와 허리를 집중적으로 침을 놓았습니다.

침을 놓는 동안 잠시 앉아 있더니 엎드려서 잠을 잡니다.

집에 있을 때와는 달리 조금 편안해졌는지 코를 골고 잘 자더라고요.

집에서는 자면서 숨을 쉴 때 입을 한 번씩 열고 개구 호흡을 했는데 편안하게 코로만 숨 쉬며 잘 자더라고요.

눈이 약간 백태가 생기는 것으로 보여 눈 주위에도 침을 놓아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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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을 놓고는 뜸을 뜹니다.

그냥 뜸을 놓고 가만히 있지 않아서 수의사님께서 저렇게 손으로 잡고 계속 있어야 해서 힘이 들어 보였습니다.

뜸 안에 침도 놓아서 열기가 더 잘 들어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마비가 온 뒷다리 쪽과 명치 아래에 뜸을 놓았습니다.

누워 있으면 불편해서 만이 버둥거리네요.

 

다음으로는 마비가 생긴 뒷 발에 나란히 한 개씩 뜸을 놓습니다.

다리에 열기를 전달해 줘서 회복이 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시술을 하면서 수의사님과 대화를 하다 보니 나이가 든 반려견은 병원의 약처방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 건 아니라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병원의 약처방으로 심장약을 먹였는데 너무 힘들어해서 줄인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병원에 다녀와서는 팥을 사서 전자레인지에 따뜻하게 데워서 마사지를 자주 해주고 있습니다.

마사지를 계속해주고 네 다리로 서 있는 운동도 가끔씩 해주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해서인지 평소보다 많이 힘들어하지만 잘 견뎌주네요.

그리고, 발바닥을 조금 세게 꼬집으니 통증을 느끼는지 쭉 폈던 다리를 슬그머니 접는 반응이 보였습니다.

아직 완치하려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어쩌면 완치가 안될 수도 있지만 많이 아파하지 않고 식탐도 평소와 비슷한 걸 보니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일으켜 세워서 네 다리로 가만히 서 있게 했더니 약 10초 정도 제자리에서 버티고 있더라고요.

 

한방치료 전에 먹이던 동물병원의 강심제와 스테로이드제가 들어간 약도 안 먹이고 있습니다.

이제 밥도 고기를 갈아 넣어서 죽을 주거나 사료를 죽처럼 만들어서 주고 있습니다.

먹이던 간식은 아예 안 주고 심장 영양제는 몇 알 먹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되니 회복해서 건강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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