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지세포에 바다낚시대회 다녀왔습니다.
실시간바다상황에도 올렸는데요....친구와 거의 1년 만의 찌낚시 동행이라 이렇게 남겨 봅니다.
시작은 부낚에서 부터에요....
약 3주 전 부낚을 보다가 우연히 바다낚시대회 안내글을 보게 됩니다. 요런 내용이었지요.
가까운 지세포에서 낚시대회하네? 여긴 친구 자주 가는 곳인데...
친구한테 전화를 겁니다.
"지세포에 낚시대회 한다네? " ......"거긴 내 자주 가는 곳인데? 언제?"
"6일이니 2주 후다."......"접수 끝나거 아이가?"
"내일 전화해보고 알려줄께~"
다음 날 전화하니 접수 중이고 원줄과 바늘 기념품도 준다네요.
어차피 등수에 들기는 어려울 거고 참가비 본전은 뽑겠네요.
친구에게 전화하니 바로 신청하고 입금합니다.
입금하고 생각해보니...제가 찌낚시장비를 다 처분해 버렸네요. 두레박, 릴 하나 달랑 남았는데...나머지는 다 원투장비이구요.
친구 한테 연락하니 1호, 2호 여분이 있답니다. 낚시꾼이 장비가 어디 한 개만 있겠습니까.ㅎㅎ
저는 밑밥은 안뿌리고 혼무시와 경단만 사서 낚시 하기로하고....워낙 주위에서 많이 뿌리니 필요도 없겠지요.
새벽에 만나서 거가대교를 넘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넘어보는 다리와 터널...
거제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살짝 흥분되 되고 그러더군요....이 뭐라고....
이른 시간인데 제법 많은 차들이 총알 같이 달려갑니다.대회 참가하는 차가 아니라도 아마도 우리와 목적은 같겠지요.
지세포에 도착. 7시 부터인데 도착하니 5시 30분이네요. 넘 일찍 서둘렀네요. 친구랑 같이 잠시 눈 붙이다가
줄서서 번호표 받고 자리 추첨을 하는데.....친구랑 같이 붙어서 해야된다고 하니 따로 번호를 붙여서 챙겨놓은 걸 주시더군요.
세심함에 감동 받았습니다.
대략 한 120~150명 정도 될거 같더라구요. 외항 쪽 방파제와 내항 쪽 방파제 나눠서 자리를 배정했는데 내항쪽에
번호 걸리신 분들은 거의 포기 분위기....
저희는 입구쪽이네요. 친구 얘기로는 중간쯤 가야되는데...어렵겠다고 합니다.
지루한 식전 행사가 겨우 끝나가고...무슨 회장님들이 그리 많으신지...암튼 다들 준비하느라 고생하신거 같더군요.
드디어 자리에서 낚시대를 준비해 놓습니다.
친구 한테 빌린 낚시대...친구도 예비용으로 저가에 사서 딱 한번 썼다더라구요.
이름도 무명!! 뭔가 있어 보이는 것 같은....
그나저나 낚시대 왼쪽으로 쏠린거 보이시죠? 네..동풍?북동풍?이 장난이 아닙니다.
이래서 제대로 찌를 던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의 채비는 여전히 B찌에 B봉돌, 목줄 1.75호 감성돔 3호 바늘 달린 채비입니다.
예전부터 찌낚시하면 반유동하면서 밑걸림 때문에 낚시를 많이 망쳐서 언제부턴가 저부력 3B 이하로 낚시를
하게 되더라구요.
바람 때문에 바닥까지 제대로 내려갈런지 모르겠지만 습관이 되놔서 그냥 해보자고 오기가 생기더군요.
첫번째 자리에서 열심히 전방 10미터 수심 8~9미터로 공략을 해봅니다. 행사 요원의 말에 잘 따랐지요...
계측 기준은 대상어 감성돔,벵에돔 25이상 최대어 한마리
잡어 전갱이,고등어,볼락?,노래미 20cm이상 마릿수
사람들이 워낙 많고 장비며 차림새를 보니 이거 찌낚시 초짜에 무명인 제가 순위권에 들거 같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첫번째 자리에서 놀래미, 메가리,용치놀래미가 몇 마리 나와서 찌 들어가는 맛을 모처럼 봤네요.
손맛은 거의 없고....있다면 바람에 버티는 맛이랄까...
주변을 둘러봐도 잡은 고기를 갈무리 하시는 분이 별로 없습니다.
10시 쯤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바깥으로 나갔지만 그래도 중간까지 못가서라서 별로인거 같고
이 자리 계시던 분이 넣으면 2초만에 젓갈 메가리 나온다고....ㅜㅜ
암튼 그렇게 친구가 던져주는 밑밥 근처에 바람을 극복하고 채비를 던져넣습니다.
바람이 잠깐 멈췄을 때 멀리 장타를 던져서 줄은 완전히 풀고 바닥까지 내려가기 기다리는데
제법 줄을 휙~ 가져가는 입질이 옵니다. 올려보니 메가리...인데 아까보다 좀 크더군요.
그래도 사이즈가 안될거 같아서 계측 안하려는데...
동네 아주머니인지 낚시하러 오셨는지...선수들이 잡은 미달 사이즈 고기를 수거하고 계시던 분이
잡는거 마다 재봐야 된다고 계측요원을 계속 부르네요...부끄럽게시리...
그래도 바늘 달린채로 주둥이 쭉 늘려서 꼬리 끝까지 재니 20cm 되는거 같은지 기록을 해주더라구요.ㅎㅎ
바람과 너울은 더욱 심해지고... 테트라에는 대회와 무관한 낚시인이 낚시를 하는데 너울 때문에 위험해 보이더라구요.
시간은 11시를 넘고...친구도 저도 옆 사람도 점점 반 포기 상태의 분위기로 던집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시는 조사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너무 없네요.
그래도 이 와중에 50이 넘는 감성돔이 2마리 나왔다는 얘기를 들으니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더군요.
그 새 저는 캐스팅 시 바람 때문에 옆 분과 안 엉키려고 하다가 B찌 날려 먹고...
2B찌로 바꿔서 바닥을 긁다가 밑걸림에 원줄이 팅~ 이 채비가 마지막인데...
친구 3B 찌를 강탈해서 수중찌 3b, 봉돌은 목줄 중간에 2B 한 개, 바늘 조금 위에 B 한개를 다는 말도 안되는 채비를 합니다.
당연히 찌가 물속에 잠겨서 안보일 줄 알았는데 바람 때문인지 조류 때문인지 완전히 잠기지는 않더군요.
최대한 멀리쳐서 완전히 내려갈 때 까지 기다리고 찌 흘러가는거 지켜보는데...
친구 찌쪽으로 자꾸 가네요....또 엉킬까봐..이미 두 번 엉켰거든요...줄을 감고 대를 드는데....
안딸려오네요...밑걸림....몇 번 위로 대를 치니 안 딸려 오다가 쭉~ 버티니 1cm정도 초릿대가 움직입니다.
수초에 걸렸나 싶어 두 세번 정도 같이 해주니 또 1cm정도 딸려 오고....이거 물었다! 싶더군요.
그래서 릴링을 좀 하니 역시나 묵직한 놈이 대를 완전히 세우지도 못하게 당기는데...
버티다 감고 몇 번 반복하는 사이 옆으로 움직이더라구요.
꾹꾹거리지 않는 걸로 봐서 감성돔은 아닌거 같고 뭐지...하는데 드렉을 살짝 차고 가네요...완전히 잠궜는데...
그래서 드렉을 조금 조였더니....팅~ 목줄 중간이 끊겨서 채비가 날아옵니다.
물속에서 살짝 비친 길쭉한 은색 옆태로 봐서 숭어가 맞는거 같구요.
놓치고 나니 팔와 어깨가 뻐근하더군요. 모처럼 손맛을 허무하게 날려서 허탈하더군요.
그래도 제가 워낙 소리를 쳐서인지 구경꾼들이.....제대로 낚았네요.ㅎㅎ
시간은 11시 45분....바늘 얼른 묶어서 던져보지만 역시 무응답.
그렇게 모처럼의 4시간 짧은 찌낚시가 끝이 납니다.
결과는? 어이없게도 잡어상에 호명을 하더라구요. 메가리 한 마리....ㅎㅎ
봄가을 낚시용 바람막이네요.
1,2등 하신 분은 5짜 감성돔으로 어마어마한 상을 받으셨고 많은 분들이 행운추첨을 통해 즐거움을 함께 했습니다.
준비하신 분들 모두 고생하셨고 쓰레기도 많이 나왔지만 비교적 깨끗하게 잘 정리된거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빈들 인사말 같은 거는 단체로 나오셔서 한 번에 끝내서 시간을 줄이고
대회 마친 후 다함께 짧게 나마 방파제 주변 청소 같은거 해서 열심히 하신 분 상도 드리고 하면
낚시인들의 인식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상. 참가하면 무조건 본전은 뽑는 낚시대회 참가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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