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자 : 2014.06.09
살다보면 하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가슴 속에서만 문득문득 생각이 날 뿐 실행하지 못하는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캠핑이네요.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학 1학년 때 고3 때 같은 반 친구들이 모여서 해수욕장을 다녀온게 처음인거 같네요.
김장훈의 노래가사처럼 3일만에 아주 까맣게 타서 돌아왔었죠.
세월이 지나 아이의 아빠가 되어서도 캠핑은 저의 갈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전국적인 캠핑 바람에 실려 작년 여름에 작은 텐트를 하나 샀더랬죠.
그런데, 택배로 받고 집에서 한 번 쳐본게 다 일뿐... 막상 텐트만 가지고는 어디 가기가 그렇더라구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나 이번에야 큰 맘 먹고 다녀오게되었습니다.
물론, 텐트와 기존에 의자,발포매트,그냥 이불, 집숟가락, 집에 있던 손전등,부탄가스버너.....
이것만 가지고 일단 가보자 했죠. 가다가 고기사고, 숯도 사고, 양은냄비도 사고, 일회용 접시도 사고....
그렇게 달려간 곳이 부엉이오토캠핑장...전라남도 곡성에 있어요.
여기 가게된 이유는 그냥 하동에 가려는데 거기는 여건이 안되어서 애완견 동반 가능한 캠핑장을 찾다보니 하동에서는 여기가 가깝더라구요.
길게 뻗은 소나무와 여러가지 나무들이 자라난 넓은 개울가 옆에 있는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바로 옆에 개울은 제법 수량이 되고 각종 민물고기도 많더군요. 바닥은 나뭇잎과 그냥 자란 풀들이 적당히 덮여 있구요.
그곳에 입구 옆에 작은 텐트를 쳐봅니다. 숯은 샀지만 화로가 없었는데 물어보니 어디 굴러다니는게 있을거라고....
좀 찾아보니 개수구 옆에 2개가 있더군요. 고기 맛나게 구워먹는데 꼭 필요할거 같더라구요.
다음날 아침 캠핑장에 텐트를 세어보니 거의 60동은 되는듯...굉장히 많았어요. 그래도 빈 공간이 꾀되던데 부지가 상당히 넓은거 같습니다.
요런 곳에 작은 텐트를 쳤습니다. 다른 사이트는 전실형텐트, 타프, 해먹,가스랜턴 등등 제대로 준비를 많이 했더군요.
의자 뒤에 있는 화로가 현지 조달한 것입니다.
텐트를 쳐놓고 캠핑장 주위를 둘러 봅니다.
위 쪽에는 논밭이 펼쳐져 있더군요.
신작로 따라서 꽃을 구경하며 산책을 했네요. 해리도 좋은지 여기 저기 냄새 맡고 뛰어 다닙니다.
매일 이런 곳에서 놀 수 있게 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흔하게 볼 수 있는 들꽃들도 이곳에서는 더 이뻐 보이구요.
이 꽃의 꽃잎은 꼭 나비모양 같았네요.
꽃 위에 앉은 벌모양의 파리(?)도 담아보려했는데 이노무 수전증....
별모양을 한 꽃들도 담아봅니다.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는 딸.. 열심히 찍고 있는데 과연 잘 담겼을지...
풀잎을 찍으려고 고난도..의 자세로 찍고 있네요.
둑방에서 바라본 야영장의 전경입니다.
이렇게 보니 소나부보다는 주로 활엽수들이 많은가 보네요.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입구이고 입구의 오른쪽으로 이만큼 더 있어요.
텐트를 헤어보니 55~65개 정도는 되는것 같더군요.
야영장 중심에서 바라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그늘이 많아서 타프를 치지 않아도 되는 곳들도 많고 해먹을 맬 수 있는 곳은 지천에 널렸더군요.
야영장 뒤편으로 멀리 산이 감싸고 있어서 시원한 느낌을 더해주네요.
왠지 가서 걸어야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정표.
입구 옆에는 요런 순해보이는 멍멍이가 있더군요.
줄에 묶여 있고 짖지도 않아서 위험하지는 않은거 같은데 다음 날 아침에 산책을 가는데 풀려 있어서 해리를 보고
슬금슬금 다가 올 때는 위협적이어서 해리를 얼른 안았어요. 사람에게는 위협하지는 않더군요.
개수대와 멀리 샤워장, 화장실, 쓰레기 집하장이 보이네요.
설치된 텐트에 비해 이런 시설들은 좀 열악한 거 같습니다.
점점 더 좋아지겠지요?
캠핑장 앞쪽에 있는 개울입니다.
그냥 작은 개울보다는 좀 넓고 물도 제법 많습니다. 개울가에 바위도 사진에서처럼 큰 마당바위처럼 펼쳐있구요.
물살도 제법 쎈곳이 있어서 아이들이 시원하게 놀 수 있겠더라구요. 그리 깊어 보이지는 않구요.
개울에서 좀 놀다가 집에서 싸온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4시 좀 넘어서 숯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었구요.
그렇게 고기를 다 먹고 정리를 하니...
어라 비가 오네요. 이거 첫캠핑 부터 우중 캠핑의 묘미를 즐길 수 있었네요.
다른 사이트와 달리 텐트만 쳐 놓은 저희는 비가 오면서 텐트안에서 나올 수가 없었네요.
뭐 랜턴도 실내에 달아논 자전거용 후래쉬 겸용인 요것 밖에 없어서 밖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긴 했지요.
그렇게 저녁 7시 이후부터 텐트안에서 휴대폰에 담긴 올드 팝송을 틀어놓고 맥주 한 잔 마시며 얘기하다가
바닥에는 꼴랑 발포매트 한장 깔아놓고 이불도 없어서 등산복 내피를 덮고 따뜻한 해리와 함께 서로 껴안고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에 몇 번을 깼는지 모르겠네요....좀 추웠어요. 다음엔 이불을 꼭 준비해야겠네요.
그렇게 아침을 맞아 6시에 일어나서 아침거리를 잡으러 갑니다.....는 아니고
아침에 몸에 좋은... 라면을 끓여 먹고 산책을 하고 오니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낚시를 해봤습니다.
집에 있던 배스 루어대에 피래미낚시용 카고바늘 달아서 카고에는 특제 미끼를 넣습니다.....쌈장이죠.
들어보셨나요? 낚시꾼들이 꼭 한 번 씩은 해주는 말..일타 사피....
정말 던지고 1분만에 4마리가 물고 올라오더라구요. ( 사진에는 한마리가 바늘에서 빠져 있음. 진짜임..)
이거 진짜 민물 매운탕거리 나오겠는데~ 라고 환호해봅니다.
4마리가 동시에 탈탈거리니 작은 배스의 바늘털이 같은 느낌은 들더군요.
요런 민물고기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색깔이 참 곱더군요.
부산인근 낙동강 수계에는 이런 고기를 보기 어려워서 더 귀해보이더라구요.
총 8마리 정도 잡았는데 더는 잘 안 잡히더라구요. 이녀석들도 무리지어서 생활하는가 본데 그리 큰 무리는 아닌가 봅니다.
모두 방생해주고 재밌는 추억만 담아 왔네요.
그렇게 캠핑을 끝내고 순천 낙안읍성으로 향하면서 첫 캠핑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캠핑장에서 30분 거리에 기차마을이 있어서 가보려했는데 비가 오고 레일바이크 시간이 맞지 않아서 다음으로 연기했네요.
처음으로 떠나는 캠핑..
캠핑용품들도 제대로 안갖추고 먹거리 준비도 별거 없었지만
연기와 함께 먹는 숯불고기와 라면, 비와 텐트가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 개울물소리, 개구리 소리....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여러가지 감성을 마음속에 울려주네요.
앞으로 조금 더 준비를 해서 가까운 곳으로 다녀볼 거 같습니다.
2014년 어느 초여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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