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캠핑을 다녀온 후로는 다음 캠핑장소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고 다녔습니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장비와 사전 준비를 위해 캠핑카페에도 가입하고 동호회도 기웃거려 봅니다.
그런데, 볼 수록 머릿 속은 더 복잡해져가더군요.
무슨 종류가 그리 많은지, 브랜드는 또 얼마나 다양한지. 비슷한 제품도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하여튼 끝이 없이 나오는 다양한 장비들 속에서 나만의 기준을 정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간단하게 몇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첫째, 저렴해야한다.
둘째, 실용적이어야한다.
셋째, 대중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넷째, 가능한 양호한 중고로 구매한다.
다행히 미신을 믿지 않기에 지름신을 영접하지는 않았네요.
그렇게해서 장만하게된 장비가...
접이식테이블
화로대
건전지형랜턴
해먹+스탠드
조금 미흡하지만 코펠, 매트, 침낭, 가스랜턴, 버너 등은 집에 대체할 다른 도구가 있기에 다음에 필요하면 사기로합니다.
해먹+스태드는 원래 해먹만 사려했는데 생각해보니 캠핑장마다 해먹을 설치할 나무가 충분하지 않겠더라구요.
또, 있다해도 적당한 길이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을거구요.
그래서, 중국+중고의 위력으로 저렴하게 팔길래 사버렸습니다. 물론 예상은 2차 캠핑에서 적중했구요.
그렇게 2차 캠핑용 도구를 구매하면서 캠핑장을 물색했습니다.
지난 번에는 전남 곡성까지 가느라 이동하는데 유지비와 시간이 많이 들어서 이번에는 가까운 곳으로 찾아봤습니다.
어차피 특변한 곳이 아니면 자리잡고 먹고 마시고 불멍하고는 같으니까요. 멀리 갈 자원으로 더 즐길꺼리를 준비하는게 좋을 수도 있겠더라구요
부산 인근에도 엄청 많이 있더군요.
우리는 해리와 함께 가야하니까 애견동반이 가능한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거기는 바로 양산의 파브르오토캠 핑장. 집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밖에 안걸리더라구요.
어디로 멀리 떠나는 기분은 좀 덜하지만 캠핑자체에 목적을 두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공간도 제법 넓고 마당도 있고 곤충체험, 피자, 소세지 만들기 체험들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물놀이장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필요한 준비를 마치고 캠핑갈 준비를 했습니다.
해먹과 해먹스텐드는 일주일 전에와서 주말에 집에서 펴놓고 테스트도 해보구요.
쇼파보다 편하더라는...
그런데, 단점이....지지대 파이프 무게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넣어둘 가방도 없구요.
가방은 마침 집에서 놀고 있던 아웃도어용 백이 있어서 딱 맞게 쓸 수 있더군요.
바로 요 가방입니다. 정말 오래전에 처남한테 받은 건데...
골프, 낚시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는건데 들고 다니기 좀 애매해서 낚시도구 창고보관용으로 사용하고 있었죠.
튼튼하기 때문에 해먹스탠드의 무게도 지탱할 수 있습니다.
차에다가 짐을 다 구겨넣은 모습입니다. 일명 테트리스라고 하나요.
아이스박스도 소풍용, 낚시용, 캔맥주용 모두 챙기고,
이불, 냄비, 부탄가스버너, 텐트, 타프, 발포매트, 은박매트, 파라솔, 등산스틱, 수건,세면도구 등등
정말 피난가는 수준인거 같더군요.
그래도 위쪽에도 공간이 남고, 오른쪽 아래 까만색 차량관리용품가방을 빼면 몇 개 더 넣을 수 있겠더라는..
느긋하게 출발해서 도착한 파브르 오토캠핑장의 운동장 사이트입니다.
제일 오른쪽 차와 타프가 우리~집.
사이트 구축하는 멋진 모습을 담지는 않았네요. 멋진 모습이 없었나봅니다.
첫번째 캠핑 때도 비가 왔었는데 두번째는 아예 타프와 텐트를 치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군요.
와락~ 쏟아지지는 않아서 그냥 여유있게 천천히 쳤어요.
처음 치고는 제법 튼튼하게 되었네요.
뭐 자랑은 아니지만 군대에서 팩 박는 거는 이골이 나서 그런가 봅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요....
짐이 다 빠진 트렁크 안이 휑~합니다.
새로 산 식탁에 달린 랜턴걸이는 좀 약해보이지만 그런대로 유용하더군요.
저 랜턴은 자전거 탈 때 쓰는 후래쉬에요.
후래쉬와 랜턴 공용으로 쓸 수 있도록 앞에 반사통을 끼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주 밝지는 않지만 보조용으로 쓸만 하더라구요. 홈더하기표입니다.
세팅이 완료되고 나서 한 컷.
이제는 먹고 멍 때리는 일만 남은 거 같네요.
타프 친 자리만 빗물이 안 묻은게 보이시나요?
그 안에 해먹스탠드와 해먹을 두니 좀 무겁지만 잘 샀다 싶더라구요.
비 덜 맞으라고 텐트도 2/3 정도는 타프 안으로 넣었습니다.
양 옆의 큰 전실형 텐트에 비해 초라해 보이지만 이런 구성이 저는 더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실용성이나 활용도는 이게 좋을 거라 믿어봅니다.
헥사타프는 중고로 구매했는데 사이드폴대도 들어 있긴 한데 높이가 좀 낮게 들어 있어요.
다음에는 중앙폴대를 좀 낮추고 사이드를 높여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폴대의 무게도 만만치 않아서 가벼운 알미늄이나 두랄루민 폴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런 생각은 참 좋지 않은뎀....쩝~
이제는 타프 안에서 오락가락 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뭔가 먹을 준비를 해봅니다.
첫번째는 집에서 싸온 김밥과 김치볶음으로 약간 늦은 점심을 먹었어요.
필스너 한 잔이 정말 꿀맛이군요.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샀더니 가격이 사악합니다.
한 잔 먹고 나서는 뭐 할 거 있나요?
이렇게 누워서 빗소리에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 옆집 이야기 소리 들으면서 눈도 잠깐 붙여봅니다.
이번에 장만한 랜턴이에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극찬을 하더군요. 코베아에서 나온 카멜레온.
구매하고 나니 다음날 부터 세일을 하더란..쳇~
뭐 가격은 제가 구매한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아서 속은 덜 쓰리더군요.
185루멘이라 야외용은 아닌거 같고 텐트안에서 쓰면 딱 좋았습니다.
저 스탠드는 예전에 집에서 소품 찍을 때 쓰던 조명의 스탠드에요.
집에 있는거 들고 나오니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끝에 달린 플렉시블 바를 백조 목처럼 휘어서 랜턴 걸고 위에는 화장지 걸어 놓으니 딱이네요.
요렇게 배도 채우고 휴식도 취하니 조금 움직여 봅니다.
운장장 사이트와 전용사이트 사이에 건물들이 있어요.
어린 아이들이 있으면 신나게 즐기고 놀 수 있는 시설이 있는거 같더군요.
피자와 소세지 만드는 체험은 다행히(?) 마감이 되어서 하지 못했네요.
시간이 좀 지나고 고기를 구우려고 집에서 가져온 숯에 토치로 불을 붙이는데....
이거 불은 안 붙고 숯이 파편이 막 튀네요. 몇 번 해보다가 눈 밑에 작은 화상 자국을 내고는 포기했어요.
나중에 집에서 찾아보니 공기정화용으로 쓰던 숯은 수분이 많아서 막 튄다고 하더군요.
숯 없이 어떻게 고기를 굽지...하다가 야영장에서 사놓은 장작에 불을 붙여서 굽기로 합니다.
이렇게요.... 마침 소고기를 사왔고 두껍지 않아서 장작의 연기와 함께 나는 열기에도 잘 구워지더라구요.
뭐 몸에 안 좋은게 좀 있을지 모르겠는데 고기에 장작향이 배어서 직화구이 같은 맛에 쫄깃하더군요.
덕분에 새로 산 화로가 고온에 도장이 벗겨졌어요. 뭐 어차피 몇 번 쓰면 똑같으니 별 신경은 안씁니다.
이래서 저렴해야 맘이 편해요. ㅎㅎㅎ
장작도 토치로 불을 지피는 수분이 많아서그런지 연기가 많이나고 불이 잘 안붙더라구요.
그래도 밑에 한개가 불이 붙으니 계속 타오르고 연기와 열기가 있어 고기가 구워집니다.
아... 또 먹고 싶네요. 냠냠.... 저 망은 화로와 함께 온겁니다.
이렇게 고기가 다 구워지고 덩달아 소세지도 구워서 집에서 싸온 반찬과 밥을 꺼내서 먹었습니다.
후식으로 먹을 고구마도 예쁘게 호일 수의를 입혀놓구요.
식사 중에 술이 빠질 수 없죠. 편의점표 두번 째 맥주..첨 먹어봤는데 나름 향이 좋더군요.
밥먹는 중에 장작은 저렇게 활활 타오릅니다.
보이십니까? 왼쪽의 스팀불꽃....저 불에는 고기를 못 굽겠더군요. 미리 훈제구이 하기를 잘했어요.
장작불이 모두 다 타고나서 호일에 싼 고구마를 넣었어요.
그런데 좀 있다가 바로 빼버렸네요. 온도가 너무 높아서인지 호일이 녹더라능...
잘못하면 중금속 섭취가 될거 같아서 장작숯이 좀 사그라들자 위쪽에 고구마를 얹어놓았습니다.
일단은 비주얼은 먹은직스럽네요.
잘 익도록 한 바퀴 굴려주시고~
다 구워져서 호일을 벗기고 고구마 껍질은 벗기는데.....
먹을게 없네요.큭.... 너무 잘잘한 고구마를 가져왔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다 먹고 나머지 하나 남은 이거는 못먹겠더라구요. 완전 숯이더라는....
이제 밥먹고 나니 시간이 제법 지나고 어두워져서....
조명도 켜고 향기 좋은 향도 피우고 식탁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눕니다.
저 향도 참 오래전에 샀는데 집에서는 향이 너무 강해서 잘 안쓰게 되더라구요.
밖에서 피우니 향기도 퍼져서 괜찮고 해충도 쫒아 주는거 같습니다.
할일이 없는 딸아이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네요.
뺏고 싶지만 다른 놀이 거리를 준비하지 못해서 그냥 놔둡니다.
저에게 숙제가 하나 생겼네요...
밤이 되니 집사람이 추위를 좀 느끼더라구요.
어느새 재가 되어버린 장작을 뒤져보니 불씨가 조금 남아 있었습니다.
장작 두 개를 위에 올리고 입으로 좀 불어주니....
불이 확 붙지는 않고 저렇게 까맣게 타들어가면서 연기를 내뿜더군요.
그래도 약간 열기가 올라오고...시간이 지나니 불도 조금 붙었다가 사라지고 해서
나름 불멍을 즐길 수 있었어요.
불꽃이 없다 싶으면 버리는 종이컵을 한 개 넣어서 저렇게 태워줍니다.
이렇게 밤시간을 즐기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가 이제 시간이 9시를 넘어가고 불꽃도
희미해져서 짐을 정리하고 텐트안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해봅니다.
맥주와 소주를 먹은 탓인지 잠은 바로 들었던거 같네요.
바닥 이불과 덮는 이불이 있어서 지난 번 보다 좀 편했지만 아직도 바닥이 좀 딱딱하더라구요.
다음 번에는 매트를 보완해야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은 어김없이 라면과 어제 남은 밥으로 맛있게 먹고 비가 좀 멈추는 거 같아서 천천히 짐정리를
했습니다.
처음 캠핑보다는 시간이 많이 소모되었지만 한 시간은 안 넘은거 같네요.
이렇게 두 번째 캠핑도 무사히 마치고 오전에 출발해서 집에 도착하니 1시도 안되었네요.
가까운 곳에서의 캠핑은 귀가 후의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 이 점도 마음에 드는군요.
이제 이번 캠핑에서 불편했던 것을 준비하며 다음 캠핑을 기대해봅니다.
- 2014년 어느 초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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