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자 : 2014.6.10
첫 캠핑의 밤을 보내고...
아침도 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주변을 산책도 하고 낚시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이왕 멀리 전라도까지 왔으니 순천으로 가서 낙안읍성 구경을 하고 가려고 결심합니다.
가는 도로에는 요철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늘어선 것도 있어서 달리는 기분을 즐겁게 해주더군요.
보이시나요? 앞으로 쭉 이어진 길쭉한 나무들..
그렇게 달려서 낙안읍성에 도착하니 제법 사람들이 많더군요.
다행히 목줄을 하고 배설물 처리하면 애완견 동반도 가능합니다.
들어가자마자 사극의 한 장면에 나올 듯한 골목들과 초가집들이 이어지더군요.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들도 정겹구요.
초가와 기와가 이어진 하늘도 포근한 느낌을 주는데.... 사진에는..ㅜㅜ
이런 초가집들은 뭘까? 했는데....대부분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완전 조신시대 체험하는 그런건 아니고 에어컨도 있고 차로 들어갈 수도 있는 일반 민박이 제법 많이 들어서 있더라구요.
날씨 좋을 때 민박하면서 천천히 성내를 구석구석 살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꼭 와보려구요.
중앙의 광장 같은 곳에서는 마침 사물패 공연이 열리고 있고 함께 어울리면 즐기는 관광객들...
대부분 중국관광객들이더라구요. 엄청 시끄럽고 정신없고....암튼 한적한 옛 정취를 느끼는데는 방해가 좀 되더라는..
광장 한 켠에는 굴렁쇠,훌라후프,줄넘기,투호,제기, 팽이 등의 놀이기구가 있어서 잠깐 만지작 거리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래 놀 수 있는 수준은 못되지만 눈구경만하다가 손,발 구경도 하니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투호 던지는 딸. 잘 안들어가길래 아빠의 시범을 보고 따라해라 하고 던져보니... 잘 안들어가더군요.
무게 중심이 안맞아서 그런거라 위안해봅니다.
사람들이 펼치는 난장을 뒤로하면 뒷산을 배경으로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초가와 산과 나무.... 광활한 평원은 아니지만 눈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들게 하더군요.
넓은 광장을 지나가니 시골집을 재현한 곳이 있는데 요런 말들도 키우고 당근을 먹이로 주고 있더라구요.
좀 넓은 데 풀어 주었으면...
해리도 햇볕을 좀 받고 걸어서 더워서 그런지 바닥에 뒹굴거립니다.
얼른 살 좀 빼줘야될텐데 말이죠...
오래된 물건들을 쌓아둔 헛간인가 보네요.
낙안읍성의 반대쪽에 있는 무서운 기둥과 성의 돌담입니다.
돌담위로 걸어서 한바퀴 돌 수도 있는거 같은데 돌담에 올라만 가보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성내에 구경을 하기로 말이죠.
며느라~빨리하고 저녁 준비해야~ 시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네요.
예전에 집에도 저 다듬이돌이 있었는데 엄청 무거웠던 기억이...
초가집들마다 갖가지 체험들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시간 여유만 있으면 여러가지 체험을 많이 할 수 있을 거 같더군요.
여기는 천연염색재료로 직접 물들인 손수건(?) 인가 보네요.
스피커로 들리는 낮으마한 소리 따라가니 국악체험집이었어요.
마침 관광객들이 자리에 앉고 판소리 한대목을 구성지게 뽑아 내시더군요.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 구나.
봄은 찾어 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하구나
나도 어제는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다.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 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
국악을 좋아하는 마음에 평상에 앉아서 직접 들으니 참 귀가 호강했습니다.
이렇게 그냥 짧게 보여주는 식이 아니라 아까 그 농악처럼 음식 및 특산물 판매점을 저작거리처럼 만들고 그 한 켠에 자리를 펴고
사람들 모아서 멋지게 판소f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더군요.
옆에 있는 작은 초가에는 사물놀이를 직접 만져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방과 후로 후리소리하는 딸은 상쇠를 맡아서 하기에 꽹과리를 잡아서 장단을 맞춰보네요.
판소리집을 지나서 걸어오다보니 왠 노인께서 나무를 만지고 계시고 방안에는 대금,단소,소금 등의 악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다들 그냥 지나 가시는데... 저는 또 단소를 보고 마음이 이끌려 들어가봅니다.
허락을 맡고 단소를 만져보니 오랫동안 손에 안잡았지만 제법 소리가 나더군요.
노인께서 어랏~ 하시는 표정으로 오셔서는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따라해보이니
"이제 다 배웠네~ 그렇게 계속하면 되여~"라고 하산을 명하십니다.ㅎㅎ
위의 초보와 달리 고수의 포스가 느껴지시지요? 시원시원하고 청량한 소리를 뽑아내시더군요.
제가 부는 단소소리가 들리니 신기한지 다른 관광객도 아이와 함께 구경하러 들어오더라구요.
아이들이 마루에 몰리자 저는 자리를 비킵니다. 밑천 드러나기 전에....ㅎㅎㅎ
시골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빨랫터가 아닐까요?
잃어버린 많은 것들 중에 이 빨랫터는 아마도 현재 재현되어 사용하는 곳이 없지 않을까 싶네요.
위쪽으로 올라가니 왠 아이가 그물질을.....인형이네요.
멀리서는 비슷해서 잠시 흠칫했습니다만 가까이서보니 귀엽기는 하네요.
잉어와 붕어가 열심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연꽃이 피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네요.
잘 정리된 장독대. 크기도 모양도 가지각색입니다.
저 안에 뭐가 들었을까 참 궁금하더라구요.
성내 중앙쯤에 자리잡은 커다란 은행나무.
최소 몇 백년을 살아온 나무라 둘레가 엄청나네요.
그런데 열매가 맺었을 때를 생각하니.... 그래서 그런가 은행나무 앞에 화장실이 있더군요.ㅎㅎ
이렇게 낙안읍성을 주요한 길을 따라 둘러보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민박을 잡고 마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체험도 하고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 보고 싶은데
어제의 캠핑이 결코 편안한 휴식이 아니어서 오늘은 이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은 참 피곤했지만 보람된 주말을 보냈다는 마음의 안식으로 충분한 보상이 된거 같네요.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이 있는 분들은 한 번쯤 묵어 가볼만할 시간여행지인거 같습니다.
- 2014년 어느 초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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