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이제 정말로 자전거 타기 좋은 날들입니다.
지난 토요일 나른한 오후...그동안 미뤘던 MTB의 떡진 기름들을 닦아냈습니다.
몇 개월 전 중고로 구입하면서 가져온 날 그대로 몇 번 타고 다녔는데
체인,스프라켓,휠, 브레이크, 레버 등 어디 하나 깨끗한 구석이 없이 기름과 먼지가
켜켜히 묻어 있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이번에 딱~ 눈에 밟히길래 맘 먹고 청소했네요.
사실 아파트 거실에서 하기에는 상당히 조심스럽더라구요. 기름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말이죠.
그래도 바닥에 종이랑 버릴려고 둔 뽁뽁이 등을 이용해서 작업했습니다.
가장 핵심작업이 체인링크를 장착하는 겁니다.
링크가 없으면 정비나 청소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꼭 장착을 하는게 좋습니다.
체인링크는 사놓은지 1년이 넘은거 같네요.
체인홀더 전용공구가 있으면 편하고 수월하겠지만 집에 있는 옷걸이 등을 사용해도 됩니다.
저렴하고 끝나면 버려도 되고 필요하면 또 만들어도 되고...
운동이든 정비든 제일 먼저 장비에 대한 지름신을 떨쳐버려야 하겠죠?
먼저 옷걸이를 적당하게 잘라서 그림처럼 체인의 고리에 끼웁니다.
기존에 체인의 핀을 전용공구를 이용해서 하나 제거합니다.
이 때는 꼭 전용공구를 쓰세요. 아주 오래전에는 뾰족한 못 같은 걸 대고 망치로 두들겼는데
간단하게라도 자가 정비 하신다면 체인분리공구는 꼭 장만하세요. 오픈마켓에 얼마 안합니다.
체인분리 전용공구와 분리된 핀입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휴대하기 좋게 작고 저렴한 걸로 구입했습니다.
분리방법은 간단합니다.
사진과 같이 공구의 홈에 끼우고 손잡이를 돌리면 "딱" 소리와 함께
핀이 분리가 시작되면서 계속 돌리다보면 빠집니다.
일단 체인의 핀을 하나 빼고 필요한 만큼의 체인 위치를 정하고
똑같이 핀을 하나 더 빼주면 아래 사진처럼 분리되죠.
아래 사진은 갯수를 잘못 빼냈어요.그래서 한개를 더 빼줬습니다.
체인링크는 바깥쪽이기 때문에 분리된 체인의 양끝이 바깥쪽이어야 조립이 됩니다.
이제 체인을 빼내서 500ml 생수통에 담겨 있던 자동차의 경유에다가 집어 넣습니다.
이 경유는 지난 번 SUV자동차의 연료필터를 교체할 때 흘러내리는 것을 모아두었었요.
그 때 '나중에 기름같은 거 닦을 때 써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딱~ 맞아 떨어졌네요.
원래는 저렇게 시커먼 색이 아니었습니다. 담그자마자 바로 색깔이 변하더군요.
이제 기름때가 제거되도록 시간을 잠깐주고 자전거의 바퀴를 탈거합니다.
정비용 거치대가 없는 대신 오래된 실내자전거가 거치대 역할을 해주네요.
안장을 손잡이 부분에 걸고
앞쪽 샥을 실내자전거의 안장쪽에 걸치면 딱~ 고정이되더군요.
체인의 떡진 기름을 경유로 다 빼도 스프라켓에 남은 기름 때가 있으면 말짱 도루묵.
스프라켓 청소용 솔도 판매하는게 있긴 한데 이렇게 헝겁을 사이에 끼우고
뒤쪽으로 조금씩 당겨주면 스프라켓이 돌면서 닦이게 됩니다.
엄청 편해요!! 이 때 청소하는 쾌감이 절정에 이른다고....
보이시죠? 닦은 곳과 안닦은곳....
안닦은 곳도 윤활방청제를 미리 뿌려서 제저가 좀 됐는데도 저 정도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스프라켓도 분해해서 닦고 싶은데...시간도 그렇고 공구도 없어서 다음 기회에...
앞뒤 브레이크쪽도 닦아내주고 상태도 확인합니다.
조만간 케이블과 주름고무관?을 갈아줘야겠네요.
브레이크쪽은 닦을 때 주의하셔야할 것이 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가 림에 닿는 부분은 방청제나 오일류가 절대! 묻으면 안됩니다.
제동력이 엄청 떨어져서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죠.
저도 약간 묻었는데 테스트한다고 타보니 쭉쭉~ 밀리더라구요.
마른 헝겁으로 열심히 닦아주고 림도 닦아주고 나니 좀 나아졌네요.
자~ 이제 경유에 숙성...아니 쑥~담궈뒀던 체인을 빼냅니다.
체인링크 교체사진과 비교해보시면 상당히 깔끔해졌죠?
그래도 구석구석에 남은게 있어서 마른헝겁에 올려서 비비고 닦고 털어주고
연결부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소리가 나지 않게 윤활유를 뿌려줍니다.
방청제가 아닙니다.
체인전용 오일이 더 좋겠지만 이 제품도 써보니 다용도로 활용이 되고
WD40 같은 방청윤활제는 기름성분을 날려버리는데 이 제품은 오일성분이라
체인,브레이크,핸들,허브 등의 연결 및 구동부에 사용해도 좋더군요.
여유되시면 각 파트별 전용오일류를 쓰시는게 좋지만 일상에서는 이 정도도 좋더라구요.
아래사진 요건 뭘까요?
체인이 튀어서 차체에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게 막아주는 보호커버입니다.
체인 아래에 있다보니 기름이 잔뜩 묻어 있어서 씻기가 참 애매하더라구요.
대야나 통에 넣고 씻으면 기름 때문에 버려야할거 같고...
찾다보니 에어캡..일명 뽁뽁이로 만든 봉지가 있더군요.
여기에 아까 쓴 경유를 조금 넣고 체인가드를 넣었습니다.
몇 번 흔들어서 잠시 놔둡니다.
이제 체인을 연결해야죠?
체인의 상태가 그리 썩 매우 확실히 좋지는 않네요.
아직 안벗겨진 녹때,기름때도 좀 있구요.
가까이서 봐서 그렇지 이 정도만 돼도 보기 나쁘지 않습니다.
이제 링크를 끼워서 체인이 돌아가게 만들어야죠.
링크를 끼울때도 끝이 구부러진 롱노우즈 공구가 있으면 쉬운데
없어서 그냥 롱노우즈로 했더니 시간도 걸리고 손도 좀 아프더라구요.
전용공구가 또 필요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연결할 부위를 붙여놓고
아래 사진처럼 링크의 약간 넓은 홈에 한쪽을 먼저 끼우고 반대 쪽도 똑같이 끼워줍니다.
그리고 체인을 양옆으로 당겨주면 링크의 좁은 홈으로 핀이 끼워지...면 좋겠는데 그렇게 안되데요.
저거 끼우느라 이리저리 롱노우즈로 밀고 당기고 힘주고 고생 좀 했습니다.
전용공구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링크가 제대로 끼워지면 요렇게 됩니다.
이제 체인 등을 청소할 때는 링크만 가볍게 빼내면 되겠지요? 전용공구가 있다면요...
그리고 아까 경유에 살짝 담궈뒀던 체인가드는 빼내서 꽉~ 짜내고
화단에 물주는 고압분사 호스로 물을 쎄게 뿌려서 씻어냅니다.
그리고 물기를 깨끗이 제거하고 요렇게 끼워뒀습니다.
분해했던 타이어를 먼저 닦은다음에 끼우고 사진에는 없지만 변속기와 3단기어도
WD40을 뿌려서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합니다. 분해를 안해서 완벽히 한건 아니구요.
그리고 모든 구동부는 위에서 보신 윤활유를 뿌려서 구동에 문제가 없도록 했습니다.
위에 체인을 경유에 담그는 건 체인의 기능에 어떤 나쁜 영향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참고만하세요.
일단 완벽한 청소는 아니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지저분한 것들을 제거하니
확인이 안되던 것들도 보이더라구요. 그건 다음에 자세히 올리겠습니다.
청소 후 비포장 산길을 달렸는데 기분이 더욱 좋더군요.
움푹패인 홈에 미끄러져서 다시 더러워졌지만요...ㅋ
외국처럼 자동차를 자가정비하지는 안더라도 자전거를 탄다면
최소한 청소 정도는 자가로 해줘도 괜찮지 않아요?
손 때가 묻을 수록 애착이 가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자연스레 구석구석 살펴보게 되서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구요.
이상 간단 자전거 세척 DIY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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